요리방

[스크랩] 겨울밤의 닭서리, 기억하세요?

새예루살렘 2007. 2. 2. 19:03

 

    산다는 것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 김정한 산다는 것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웃으면 거울은 따라 웃습니다 화를 내며 거울을 보면 어느새 거울도 화를 냅니다 검은색 유리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온통 검게 보이고, 파란 유리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파랗게 보이지요 세상은 어둡게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어둡게 보이고, 밝게 보이는 사람에게는 밝게 보이지요 밝은 미소와 환한 웃음만으로도 세상은 밝게 보이는 게지요
      겨울밤의 닭서리 기억하세요? -글/저녁노을- 얼마 전, 혼자 살고 계시는 시어머님을 뵙기 위해 시댁엘 다녀왔습니다. 먼저 와 있는 막내 삼촌네 식구, 우리 어머님 자식들 온다는 소식을 듣고 키우고 있던 닭 한 마리 잡아 놓고 까치발 해 가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야야~ 와 이리 늦었노?" "애비가 늦잠 자는 바람에..." "모처럼 쉴 낀데 또 오라고 야단이제 내가?" "아닙니다 어머님..." "어여 앉거라 닭 다 되었다" 온 가족이 솥을 들어다 놓고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푹 삶은 닭 한 마리를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와! 엄마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요. 드셔 보세요." 언제나 우리 딸 엄마에게 먼저 권합니다. "엄니도 잡수세요." "내가 운제 닭고기 묵는 거 봤나?" "아! 그렇지?" 늘 주기만 하는 내리사랑을 봅니다. 당신은 드시지도 않으시면서.... 오물오물 작은 입으로 먹는 조카들의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우리 세대,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긴 겨울밤 닭서리를 기억 못하시는 분 없을 것입니다. 또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 한 가지를 이야기 해 줍니다. 참 많이도 변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아이의 마음속에 작은 행복을 심어주고픈 마음이었습니다. 문풍지 사이로 찬바람이 쌩쌩 불어오고, 받아놓은 물은 꽁꽁 얼음으로 변해버리는 긴 겨울밤 닭서리를 빼놓을 수 없었던 행복함이었습니다. 닭서리는 주로 겨울밤에 하는데, 동지섣달 긴긴밤 밥 먹고 나면 심심하기도 하고 출출하기도 하고 사랑방에 모여 노는 오빠들의 닭서리로 인해 입을 즐겁게 해 주었던 아름다운 추억이었습니다. 시골에는 집집마다 대부분 닭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먹을거리 그렇게 많지 않아 낳아주는 계란은 최고의 반찬이었고, 또 시장에 내다 팔아 자식들 용돈, 생필품을 사야하는 키우기 쉬운 게 닭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소중한 닭을 몰래 잡아와서 먹는 닭고기 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 요즘도 모이면 우리 동네의 악동이었던 작은 오빠의 무용담은 도시에서만 자란 올케들의 재미있는 화젯거리가 되곤 합니다. 닭서리를 하는 데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닭들은 대부분 횃대에 올라앉아 옹기종기 몸을 의지하며 잠이 들고, 또, 자기 몸만 건드리지 않으면 옆에 닭이 잡혀가든 말든 나 몰라라 하고 울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주인 몰래 닭서리를 하려면, 살금살금 닭장으로 들어가 날개 죽지와 부리를 동시에 휘어잡고 울지 못하도록 해야 들키지 않고 닭서리를 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던 우리들에게 그때 그 시절, 기나긴 겨울 밤 닭서리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습니다. 살림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후덕한 인심 때문에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 이야기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농촌에서도 닭을 기르는 집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양계장에서 대량 사육되는 닭을 필요할 때 사다 쓰면 그만이고, 개구쟁이 청소년도 없습니다. 중학교만 졸업하면 도시로 유학을 떠나 버리고, 활기 없는 시골에 노인네들만 살아가고 있고, 쓸어져 가는 빈 집이 늘어나고 있는데 ‘추억의 닭서리’라고 남아 있을 리 있겠습니까. 요즘, 도회지에선 배고픈 아이가 슈퍼마켓에서 껌 하나 훔쳐 먹어도 경찰에 신고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대량 생산과 소비가 가져단 준 풍요로워진 일상생활이지만 마음은 더욱 가난해지는 것 같습니다. 없이 살았어도 그 시절이 더 행복했던 어린 시절 오늘도 추억과 함께 입과 마음이 즐거운 날이 되었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행복한 사진관 들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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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겨울밤의 닭서리, 기억하세요?
글쓴이 : 저녁노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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