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세월 빠르게도 도망칩니다.
가을이라 여긴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9월의 마지막 날이니 말입니다.
여기저기서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풍성한 계절,
늘 무얼 먹이지를 고민하는 주부들을 위해 소박한 밥상을 준비 해 봅니다.
어제는 남편이 퇴근을 하면서 전화를 걸어 옵니다.
"여보! 우리집에 가지 있어?"
"아니 없어요. 그럼 3개만 사 오세요"
그말도 끝나기 전에 벌써 뚝 하고 전화는 끊어져 버렸습니다.
잠시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편의 손에는 검은 봉지가 묵직하였습니다.
"뭘 이렇게 많이 샀어요?"
"응, 버스에서 내리니 할머니가 하도 사라고 해서.."
봉지를 열어보니 이번 태풍에 떨어진 배 12개 만원 주었고,
가지 7개 1500원, 애호박 1000원, 콩나물 1000원, 깐잔파 500원....
가만히 보니 캄캄해져 가는 데 쪼그리고 앉은 모습이 꼭 엄마를 보는 것 같아
그냥 올 수가 없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배는 간간이 썩어있고 검은 반점으로 상품가치는 떨어지고 덜 달지만, 마음으로 먹으니 달콤하였고,
직접길렀다는 콩나물은 오동통하여 약품처리를 한 것처럼 보였지만,
할머니의 말씀을 믿고 그냥 국산으로 알고 맛 있게 먹기로 하였습니다.
뚝딱 남편이 씻을 동안에 애호박 가지는 볶아내고, 콩나물을 삶아 고소하게 무쳤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님이 보내주신 무청시래기를 해동시켜 우거지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냉장고에 있던 묵은김치, 장조림, 마른멸치(고추장)를 곁들여 상을 차려 놓으니
"와...맛있겠다"하면서 밥 한그릇을 뚝딱 먹어 치웁니다.
아마 마음으로 먹었기에 영양가도 더 있었을 것 같은 소박한 밥상이었습니다.
´소박한 밥상´, 즉 조식(粗食)은 현진건의 ´빈처´에 나오는 ´왕후의 밥, 걸인의 찬´입니다.
정성만 있으면 돈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서민의 밥상이고, 동시에 건강을 지켜주는 밥상이기도 합니다.
◆소박한 밥상의 건강 효과
무엇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식이섬유는 사람의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되지 않는 식물성 물질이고, 특히 불용성(물에 녹지 않는) 식이섬유는 스펀지처럼 수분을 빨아들여 대변량을 늘리고,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변비.장염.대장암을 예방하고 일찍 포만감을 줘 밥숟갈을 금방 내려놓게 합니다. 과일.채소.밀기울.전곡빵.시리얼.콩비지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 건강 밥상의 단골
# 김치 한국인은 하루 평균 100g의 김치를 먹어 100억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한다. 유산균은 변비를 예방해준다.또 항균력이 강해 장의 건강을 지킵니다.
# 젓갈 훌륭한 유산균 발효식품.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에서 결핍되기 쉬운 각종 영양소를 보충해 줍니다. 악성 빈혈을 예방하는 비타민 B12도 풍부합니다. 단, 짠 음식이므로 염분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된장.간장.고추장 ´장류 3총사´는 콩의 건강 효과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음식. 양질의 단백질과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물질을 제공해줍니다.
# 채소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의 창고. 육식으로 인한 유해산소와 지방산의 발생을 막아줍니다.
몸에 좋은 우거지 된장국, 아주 간단합니다. 한번 만들어 보실래요?
첫째, 무,양파,대파,멸치등을 넣고 다시물을 냅니다.
둘째, 우거지에 마늘 된장 1스푼을 넣고 조물락 조물락 손맛을 냅니다.
셋째, 다시물 3컵정도 붓고 된장에 비벼놓은 우거지를 넣습니다.
넷째, 대파, 홍초, 청초를 넣어 색깔과 맛을 냅니다.
정말 맛 있어 보이지 않나요?
우리의 맛 된장이 최고입니다.
9월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10월 맞이 하세요.
'요리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겨울별미-멸치 김치국밥을 아시나요? (0) | 2007.02.02 |
|---|---|
| [스크랩] 겨울밤의 닭서리, 기억하세요? (0) | 2007.02.02 |
| [스크랩] 겨울 입맛 살리는 해조류 (0) | 2007.02.02 |
| [스크랩] 초 간단, 애호박전 만들기 (0) | 2007.02.02 |
| [스크랩] 설날, 남은 음식은 섞어찌개로!~~ (0) | 2007.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