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들을 말씀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다 들은 말씀이라고도 말합니다. 오래 전, 한 권사님이 ‘전 이제 목사님의 말씀을 다 압니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권사님은 이 괴로운 세상을 졸업하셔도 괜찮겠네요 축하합니다’고 대답을 해 줬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말씀, 그리스도와 같은 자주 듣는 어휘 한 마디만 붙들고도 몇 시간을 묵상해도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큰 은혜를 다 알지 못하고 아직 내 것으로 만들려면 까마득한 일임에도 들을 말씀이 없다든가 말씀에 대한 지식이 꼭지까지 찬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만 섭렵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식으로 시작이 되면 제자훈련이니 원어공부니 평생 해 봐야 말짱 도루묵입니다.
어떤 신학자가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구약에서부터 그리스도에게까지 멋지게 펼쳐 보여주었습니다. 너무 박식하고 멋있는 강의였습니다. 그런데 객관화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내 앞에서 몇 시간 스쳐갔고, 그 중에 감격적인 장면이 내 머리에 남아 있기도 하는데 나는 그 지식의 어느 부분에 끼어들어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지식을 알게 한 강사는 박수를 받았는데 박수친 사람의 위치는 지금 어딘가 하는 질문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받지 마십시오. 객관화된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는 일에 익숙해 지고 나면 사람이 참 복잡해집니다. 안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듯이 말하지만 되는 것도 또한 하나도 없습니다.
소금을 부뚜막에만 그대로 두면 무엇이 짜게 할까요? 집어넣어야 짜집니다. 제자훈련으로 유명한 어느 목사님의 간증에 의하면 훈련 받는 사람들이 ‘목사님의 관찰이 어떻고, 해석이 어떻게, 적용이 어떻고’ 이야길 하더라고 했습니다. 말씀에 대한 자신을 관중석으로 이동시킨 성경공부 스타일 때문입니다. 물론 진리의 성령의 부재로 인해 하나님의 말씀과 자신이 섞이지 않은 탓이 가장 크지요. 아무리 똑 소리가 나도 그게 바로 거듭나지 못한 사람이며 땅에 속한 육신의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지식이냐 양식이냐 바로 이런 이야깁니다. 지식은 남에게 인정받기 위한 땅의 사람의 계급장이며 양식은 하늘에 속한 사람들의 자신을 몸을 위한 음식입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와 나를 짝지어 주신 것을 왜 사람들이 나눕니까? 분리의 명수는 사단입니다. 지식은 선악과의 독성입니다. 그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지식이라 할지라도 그렇습니다. 항상 그리스도의 세례와 성찬의 의미를 되새김질 하십시오.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적용하게 합니다. 그래서 진리의 사람은 남에게 가르쳐 희열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적용된 자신을 만들어 내고 보여주게 됩니다. 그게 바로 소금이며 빛입니다. 소리 나는 구리나 꽹과리가 아닙니다. 머리에 있는 지식이 가슴에 내려오도록 간구하십시오.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하고 사랑은 덕을 쌓습니다. 들을 말씀이 없고 성경을 다 아는 것 같습니까? 자신과 분리된 지식의 마취에서 빨리 깨어나십시오.
*** 한 숟갈의 사랑을 바라며...
고생하는 며느리가 친정에 말하지 못하는 사연은 시집과 자신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선교사가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도 친정에 손짓을 하지 못함은 말씀에 대한 자존심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차라리 주려죽을지언정...이라고 했습니다. 혹시나 자신에게 대접하고 배려한 일로 인해 하나님께 할 일을 한 것처럼 생각할까 하는 모성애와 같은 사도의 노파심이었습니다.
제게도 그런 마음이 늘 가슴에 고여 있습니다. 그래서 엔간하면 선교사란 시집을 와서 고춧가루와 같이 매운 고생을 해도 친정에 죽는 시늉을 안 하려고 합니다. 때론 바보 같기도 하겠지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남에게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여러 형제와 자매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원 여러분에게 부담을 좀 드리려고 합니다. 박누가 선교사와 함께 민다나오 섬에 의료사역을 하다가 이제 그 버스를 루손 섬으로 옮겨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3일을 걸려 섬에서 섬으로 옮기는 수송비가 여간 아닙니다. 옛날 학창시절 한 숟갈씩 밥을 떠서 도시락 싸 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나눈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들이 조금씩만 도우시면 무난히 해결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바울신학교에 그동안 경비부담 때문에 강의를 가지 못했는데 다른 강사들이 맡아 강의를 해왔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7월에는 꼭 좀 와달라고 손짓을 하고 애원을 합니다. 이 일을 좀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삶도 유여하지는 않으시겠지만 그러나 복음을 전하는 나그네인 형제의 결핍에 한 숟갈씩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제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2-134-818555 김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