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풍속화로 보는 기독교 역사

새예루살렘 2008. 9. 24. 15:02
풍속화로 보는 기독교 역사
입력날짜 : 2008. 09.24. 00:00:00


▲'들밥과 감사의 기도'. 일용할 양식을 주시니 감사하고, 건강을 주시니 감사하다며 들녘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다.
천주교· 개신교 전래 초기 풍경 담아
한국의 기독교 역사를 그림으로 풀어낸 전시가 마련됐다. 제주시 아라동 성안교회 성안미술관(관장 권용수)에서 열리고 있는 이서지 화백(74)의 '새벽길-풍속화로 보는 한국기독교사'전이다.
한국 기독교의 초석을 놓은 이들은 초기 천주교도들이었다. 이 땅에서 수많은 순교자들이 목숨을 내놓은 채 신앙을 지켰다. 1백년 넘게 이들이 겪은 고난은 예수와 그 사도들의 시대를 생각할 만큼 처절한 것이었다.
한국 개신교 선교 연도는 1884년이다. 외국 선교사들은 병원문을 열고 학교를 세우면서 간접 선교를 하는 방식으로 복음을 전한다.
풍속화가로 이름난 이서지 작가는 1780년대에서 1920년대까지 기독교가 전래되던 초기의 모습을 고난에서 평화의 여정으로 재현해냈다. '종교적으로 캄캄한 이 나라에 빛이 되겠다'며 복음을 안고 몰려오는 발길, 남녀간 얼굴 대면을 피해 포장을 치고 예배를 드리는 장면, 마지막 한권의 성경까지 주민들에게 던져준 후 대동강 변에서 참수당한 젊은 목사 토마스,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제암리 교회의 수난, 어둠의 시기가 걷히고 평화로운 들녘에서 들밥을 먹으며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백성들, 수북이 쌓인 눈길을 밟으며 새벽송가를 부르는 사람들, 어린 딸이 이끄는 지팡이에 의지해 교회로 향하는 시각장애인…. 고증을 거친 기독교 역사가 차례로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는 70여점이 나왔다. 작가가 직접 쓴 짤막한 해설은 한국 기독교 역사를 좀 더 알기쉽게 전한다. 교회로 향하는 걸음걸음을 은총의 길, 빛의 길로 표현해놓은 데서 알 수 있듯 작가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미술관 입구에는 개신교 제주선교 100주년을 기념해 작가가 특별히 그린 100호 크기의 '이기풍 선교사 제주선교현장'이 걸려 눈길을 끈다. 전시장으로 향하는 로비에는 작가의 또다른 면모가 드러나는 신민화 작품도 내보였다.
전시는 10월 10일까지 이어진다. 미술관 개방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문의 729-9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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