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법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한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사람을 견제하고 시기하며 경쟁의 대상으로 삼을 이유가 없으니
그 사람의 주변엔 늘 사람들이 함께 할 것입니다.
칭찬은 고래뿐만 아니라 새우도 춤추게 한다고 했으니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진심어린 칭찬을 하는 사람에겐 친근감을 느끼게 되니 가까이 있으려 할 것입니다.
마음이 넓은 사람은 포용과 배려 그리고 아껴주고 사랑을 베풀게 되니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당연히 많아지게 됩니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미처 생각지 못한 것까지도 마음을 써주는 이에게
감동하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어쩌면 요즘처럼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세상살이란 겉모습에서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니 스스로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
그리고 성실과 성찰이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러니 많이 배우고 많이 갖고 좋은 자리에 있다고 하여 너무 잘난 척하고
저 잘난 맛에 칭찬에 인색하고 자신의 생각에만 사로잡혀 주변을 등한시 한다면
군중 속에 머물면서도 외롭게 될 것입니다.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 잘난 이도 있고 못난이도 있겠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감싸주며 사랑하고 함께 나눈다면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가르침이 없어도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다산(茶山)은 또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해지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귀가 잘 안 들리게 되는 건,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고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불량 없게 하려함이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고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고 좋은 것과 아름다운 것만 기억하라는 것이라면서
나이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신체적인 변화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고 했습니다.
눈 깜빡일 사이에도 쉬지 않고 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하여
덩달아서 쉬지도 못하고 바쁘게 앞으로만 내달릴 것이 아니라
이제껏 그런 세월을 겪으며 나이 들었으니 이젠 조금은 더 천천히 느긋한 마음으로
점점 빨리 바람처럼 다가서는 세월과 여전히 변함없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받아들이고 바라보면서 가끔씩은 멈춰 서서 하늘도 바라보고 주변 경치도 바라보며
가슴이 부풀어 오르도록 큰 숨을 쉬기도 하면서 여유로울 수 있어야겠습니다.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일단 멈추면 보이는 것도 많아지고 자신을 돌아보고 정리할 기회가 생기니
서두름 없이 여유롭게 늙어 감을 즐겨야겠습니다.
나이 든 것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젊음과 함께 어울릴 수 있음을 감사하고
나이 들어감을 서러워할 게 아니라 그럴 수 있음을 기뻐하고 행복해 하면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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