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당신이 진리를 알아?

새예루살렘 2008. 9. 1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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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진리를 알아?

  나는 간혹 성경에 대한 지식나부랭이들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당신이 진리를 알아?’ 처녀에게  남자를 아느냐고 묻는 말과 다름이 아니다. 나는 요즘 왠지 더 쓸쓸하다. 세상은 내게 대해 더 멀어졌고, 나는 그들에게 더 이상 필요 없는 듯한  존재인 것 같기 때문이다. 세상이 세상이 아니고 원수가 원수가 아니듯 그들을 세상으로 말할 수 없음에도 세상이라고 말 할 수밖에 내겐 별 도리가 없다. 나는 이 땅의 설교자들에게 자신이 지금 전하고 있는 말을 다시 철저하게 점검 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내일은 어느 목사가 한 신학교를 나를 데려간단다.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오간 일이지만 호주인가 하는 나라의 선교사들이 주축이 된 신학교인데 내게 강의를 부탁한단다. 그러나 옛날처럼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음은 왜일까? 과연 그들 중에 진리의 씨를 받을 만한 옥토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내게 시들한 마음을 안긴다. 나는 왜 이렇게 시시한 길을 걸어야 하는가? 맛있는 음식도, 여행도, 골프도, 그 외 인간이 누리는 다른 즐거움도 다 시시하기만 한가? 내가 바라는 행복은 저 멀리 안개 속에 희뿌옇게 서 있다. 손을 휘저어 다가가지만 신기루처럼 애만 태운다.


  이제 아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배고프다. 지식으로만 나불대는 무리들에게서 도망가고 싶다. 한 때는 나도 이 만큼 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중원을 휘젓는 검객처럼 겁 없이 돌아다닐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아찔하다. 하나님께 영광은커녕 민망함만 드렸다. 어린 아이가 쌍권총 차고 돌아다니는 꼴이었다. 지금은 크게 나아졌는가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달라진 것은 내가 너무 싫다는 것과 사람들이 그리 반갑지 않다는 것뿐이다. 도무지 재미가 없다. 너무 외롭고 적막하다. 그 때는 거품 물고 대화할 친구도 많았는데 이젠 다 싫다. 다만 나의 내면에서는 ‘너희들이 진리를 알아?’하는 외침만 터져 나온다.

    

  때론 글쓰기조차 싫다. 최고봉에 오른 예술가들이나 음악가들이 자살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내게 그런 마음이 들 줄이야. 그 때는 사람이 참 좋았는데 내가 말하고 그들은 듣고 그게 너무 즐거웠는데 왜 이젠 그런 일이 무의미할까? 녹음테이프가 천 개가 넘는다는 것은 천 번을 더 외쳤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것도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씩이나... 그럼에도 마음에 쏙 드는 친구하나 곁에 두지 못함은 정녕 나는 실패자인가 보다. 하나님께 드린 나의 소원이 ‘버지기’(그릇 씻는 구정물 통) 그리고 그리스도를 잘 전하는 목사, 그리곤 ‘사랑의 화신, 복음의 파편’으로 진화했다. 이젠 그 기도대로 나의 운명을 밀어 넣을 수밖에 딴 도리가 없을 것 같다. 외롭고 고독한 길이지만 그 분이 오라고 하신 길이기에 나는 붙잡혀간다. 그러나 나는 지금 분이 덜 풀린 마음으로 홱 돌아서서 ‘너희가 진리를 알아?’  외치고 싶다.